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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술에 취해 말다툼하던 동료를 승용차 뒷좌석에 태운 채 바다로 돌진했다. 차량이 물에 빠지자 운전대를 잡은 사람은 운전석 창문으로 빠져나와 목숨을 건졌지만, 뒷좌석에 있던 동료는 익사했다.
추석 연휴 '추락사 위장 고의 살인 사건'이란 제목으로 알려졌던 이 사건을 두고 해경과 검찰의 판단이 180도 달랐다.
해경은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이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봤다.
김씨는 추석날인 9월27일 오후 8시께 경북 경주시 감포항에서 자신의 차량을 추락시켜 뒷좌석에 타고 있던 동료 A씨를 숨지게 했다.
김씨는 이날 A씨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우고 경북 포항시 남구에서 A씨 아버지의 묘지를 찾다가 실패하자 다툼이 일었고, 술을 마시고 차량에서까지 다투던 중 사고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22%로 확인됐다.
포항해양경비안전서는 "말다툼을 하다가 홧김에 바다로 돌진했다"는 김씨의 진술을 토대로 지난 6일 살인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대구지검 경주지청 형사부(부장검사 김성훈)는 김씨에 대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고 27일 밝혔다.
김 부장검사는 "살인의 고의성을 입증할 객관적인 자료나 증거가 없다"면서 "특히 피의자가 음주상태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고의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기 어려워 살인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이 살인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근거는 이렇다.
김씨 자신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와 함께 탄 차량을 몰고 바다로 돌진했고, 바다에 추락한 이후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자를 구해달라고 적극적으로 알렸다는 것이다.
김씨가 피해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기는 했으나, 죽일 의도가 없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김 부장검사는 "살인죄는 가장 무거운 죄 중의 하나여서 사람을 죽이려는 고의성이 명확해야 하는데, 이 사건은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면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교통사고로 인한 업무상 과실치사'의 개념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김씨 또한 검찰 조사에서 “뒷좌석에 있던 피해자가 말다툼을 하다가 운전을 방해해 실랑이를 벌이던 중 실수로 가속기를 밟아서 바다로 돌진했다”면서 “홧김에 고의로 바다로 돌진했다”는 해경에서의 진술을 번복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씨에 대한 첫 공판은 28일 오전 9시40분 대구지법 경주지원 제1호 법정에서 열린다.
배준수 기자(pen2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