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08명… 매년 증가세 “고령화로 범행타깃 는 탓”
최근 3년간 강간, 강제추행 등 강력 성범죄를 당한 60세 이상 노인 피해자가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노인들도 더 이상 성범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경남 사천경찰서는 술에 취해 80대 할머니를 성폭행하려다 여의치 않자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강간 등 살인)로 한모(31) 씨를 구속했다.
한 씨는 설 연휴 전날인 지난 9일 오전 6시 경남 사천시의 한 주택가 도로에서 혼자 목욕탕을 다녀오는 A(80) 씨를 인근 주차장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려다 저항하자 주먹으로 얼굴 등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 씨는 설을 쇠기 위해 전날 고향에 내려와 고교 동창들과 밤새 술을 마시고 만취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충북 청주 일대에서 혼자 사는 노인들만 골라 성폭행을 한 혐의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양모(48) 씨는 지난해 7월부터 2개월간 충북 청주시와 세종시 일대를 돌며 70대 노인 3명을 4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강간, 강제추행 등 강력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 중 60세 이상 노인은 모두 308명으로 2009년의 149명에 비해 3년 새 2.1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력 성범죄 피해를 입은 60세 이상 노인은 2009년 149명에서 2010년 264명, 2011년 304명, 2012년 308명 등으로 매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노인 대상 성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원인으로는 인구 고령화와 함께 상습 성범죄자 증가, 높은 성범죄 재범률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이웅혁(범죄심리학) 경찰대 교수는 “고령화로 성범죄 대상이 될 수 있는 노인이 늘어난 것과 함께 피해자의 나이가 많고 적음을 구분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만성 성범죄자가 늘어난 것이 노인 대상 성범죄 증가의 이유”라고 말했다.